2025-06-10 14:25:03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서진웅 교수 출처 : 의학신문(http://www.bosa.co.kr)
2024년 해외여행자 수가 2,888만 명에 달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세는 감염병 유입 및 확산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중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다양한 기후와 위생 환경을 가진 해외 여행지는 예측 불가능한 감염병에 노출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철저한 예방만이 국민 건강을 수호하는 유일한 길임을 단호히 밝힌다.
해외여행 시 마주할 수 있는 감염병은 여행지의 위생 수준, 기후, 지역 특성에 따라 상이하다. 아프리카 및 남미 지역은 말라리아, 황열병, 에볼라, 콜레라가 대표적이며, 동남아시아에서는 뎅기열, 일본뇌염, A형간염, 장티푸스 발생이 빈번하다. 중동에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수막구균성 수막염, 유럽에서는 렙토스피라증과 라임병 등이 주요 감염병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감염병들은 종류에 따라 감염 경로와 증상이 다양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말라리아와 뎅기열은 고열과 근육통을 유발하며, 오염된 물과 음식으로 인한 콜레라나 장티푸스는 심각한 위장 증세를 동반한다. 특히,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홍역은 높은 전염력과 최근 전 세계적인 환자 수 증가로 인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모든 감염병이 예방 가능한 것은 아니나, 사전 백신 접종이나 예방약 복용으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질환이 많다. 홍역, A·B형간염, 황열병, 일본뇌염, 장티푸스, 수막구균성 수막염, 광견병, 콜레라, 인플루엔자 등은 대표적인 예방접종 대상이며, 말라리아는 예방약으로 대비 가능하다. 감염병 위험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이며, 충분한 면역력 확보를 위해 출국 4~6주 전 접종 완료가 권장된다.
특히 소아와 고령자는 감염병에 더욱 취약하므로, 여행 전 개별 상담을 통한 맞춤형 접종 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다. 황열병 백신의 경우, 일부 국가에서는 입국 시 예방접종 증명서가 필수 요건이므로, 출국 최소 10일 전 접종을 완료하고 국제공인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예방접종 외에도 개인위생 관리와 안전한 음식 및 음료 섭취는 감염 위험을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모기 기피제 사용과 긴 옷 착용으로 모기 물림을 방지하고, 반드시 익힌 음식과 밀봉된 병 음료를 섭취하며, 외출 전후 손 씻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해외에서 고열, 설사, 두통 등 감염병 의심 증상이 발현될 경우, 즉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여행자 보험의 비상 연락처를 미리 숙지하고, 해열제, 지사제, 진통제 등 증상 완화 약물을 지참하여 필요 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며, 휴식을 취하면서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해외여행은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이지만, 건강을 지키는 노력이 필히 동반되어야 한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 개인위생 관리, 현지 감염병 정보 확인은 안전하고 건강한 여행을 위한 기본적인 책무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이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