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2 14:37:22
오수영(왼쪽부터)·성지희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조주희·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서는 여성의 나이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재확인됐다. '대한산부인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된 보고서는 30대 초반이 첫 아이를 낳는 가장 적정한 시기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와 임상역학연구센터 연구팀은 15년간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해 368만여 명의 초산모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이 연구는 산모의 나이에 따른 임신 합병증 위험과 출생아의 장기적 건강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첫 아이를 출산하는 산모의 평균 연령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고위험 임신의 기준인 35세 이상 초산모의 비율은 2005년 18.15%에서 2019년 38.42%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40대 이상 초산모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초산모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임신성 고혈압, 당뇨병, 전치태반 등 각종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은 25세 이하에서 2.5%였으나, 44세 이상에서는 10.2%로 4배 가량 높아졌다.
조산 위험도 산모의 나이와 비례해 증가했다. 25~29세 그룹과 비교해, 35~39세는 26%, 40~44세는 55%, 44세 이상은 85%로 조산 위험이 급격히 상승했다.
더불어 이번 연구는 산모의 나이가 출생아의 장기적인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자폐와 뇌성마비 발생 위험이 40세 이상 산모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수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난자 동결과 같은 방법만으로는 고령 임신의 위험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자궁 내 환경'이 중요하며, 이는 토양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성지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초산모에 해당되는 것임을 유의해야 합니다. 고령 산모라도 두 번째 이상의 임신은 저위험 임신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연구팀은 임신 합병증과 출생아의 장기 예후가 산모의 나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강조하며, 부부가 함께 적정 시기에 맞춰 출산을 계획할 것을 권고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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