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0 15:04:59
엑스레이 사진 한 장만으로 골밀도를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되었다.
엑스레이 사진 한 장만으로 환자의 골밀도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골다공증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은 새롭게 촬영한 엑스레이뿐만 아니라 과거 사진으로도 골다공증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회 검진의 새로운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월 9일 미국정형외과학회지(Journal of Orthopaedic Research)에는 인공지능을 통해 엑스레이 사진으로 골밀도를 측정하는 기술에 대한 검증 연구 결과가 공개되었다. 골다공증은 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치솟고 있는 질환 중 하나로, 지난해 기준 신규 환자가 1천만 건에 달하는 상황이다. 특히 2050년에는 의료·경제적 비용이 1,315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가 나올 만큼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어, 세계 각국은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며 조기 진단 및 치료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골다공증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지속되다가 골절이 발생하고 나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이미 골밀도가 심각하게 떨어진 상황에서도 검사를 받을 동기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도쿄 의과대학 토루 모로(Toru Moro)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엑스레이를 통한 골밀도 추정 시스템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고령 인구를 포함한 성인들이 다양한 이유로 엑스레이를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통해 골밀도를 파악할 수 있다면 골다공증의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연구진은 2005년부터 시작된 골다공증 코호트 연구를 활용하여 40세 이상의 성인 1,721명을 대상으로 요추 엑스레이 사진을 집계한 뒤 딥러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전후방 엑스레이 사진에서 요추의 골밀도뿐만 아니라 대퇴부 골밀도까지 예측할 수 있는 심층 신경망 인공지능 진단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개발된 AI 시스템의 검증 연구는 총 1,454장의 엑스레이 데이터로 진행되었다. AI 시스템의 결과와 현재 골밀도 표준 검사법인 이중 에너지 X선 흡수 계측법(DXA) 결과를 동시에 진행하여 비교 분석하였다.
그 결과, 요추 엑스레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골밀도를 측정한 결과는 86.4%의 민감도를 기록했다. 또한 대퇴골 엑스레이는 84.1%의 민감도로 집계되었다. 이는 골밀도가 크게 떨어져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환자 10명 중 약 9명을 이 인공지능이 걸러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아울러 인공지능은 특이도 면에서도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였는데, 요추 엑스레이에 대해서는 80.4%, 대퇴골 엑스레이는 76.3%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전 세계가 마주하고 있는 골다공증 환자 관리에 획기적인 관리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루 모로 교수는 "골밀도 측정은 골다공증 조기 진단에 필수적 요소지만 진단 장비 접근성이 떨어지고 무증상으로 인한 검진 기회 박탈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엑스레이에서 얼마든지 기회 검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과 광범위한 검진에 획기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의 상용화는 무증상 골다공증 환자의 조기 발견율을 높여 골절 예방 및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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