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0 14:55:59
C형간염 진단에 있어 보편적 검사의 효용성을 뒷받침하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간학회의 주도로 올해부터 C형간염 국가건강검진이 도입된 가운데, 보편적 검사의 효용성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특정 위험군만을 대상으로 C형간염 검사를 실시하는 기존 방식보다, 모든 환자에게 무작위로 검사를 제안하는 방식이 신규 감염자를 더욱 효과적으로 찾아낸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미국 덴버 보건 응급의학과 제이슨 하우코스 등 연구진이 진행한 응급실에서의 C형 간염 스크리닝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AMA에 7월 9일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덴버, 볼티모어, 잭슨 등 3개 대형 응급실에서 진행된 'DETECT Hep C 임상시험'으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검진 전략의 우열을 비교한 최대 규모의 실증 연구이다. 본 임상은 2025년 3월까지 총 14만 7,498명의 응급실 방문 환자를 무작위로 배정하여 진행되었으며, 환자 연령은 18세 이상으로 중환자나 과거 C형간염 진단을 받은 경우, 또는 동의가 불가능한 경우는 제외되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무작위로 두 그룹에 배정되었다. 한 그룹은 연령이나 위험요인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게 C형간염 검사를 제안하는 **'비표적(nontargeted)' 검사군(7만 3,847명)**이었고, 다른 한 그룹은 기존 방식대로 약물 사용 이력이나 특정 연령대 등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에게만 검사를 제안하는 **'표적(targeted)' 검사군(7만 3,651명)**이었다.
분석 결과, 비표적 검사군에서는 전체의 13.4%(9,867명)가 C형간염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154명이 신규 RNA 양성으로 진단되었다. 반면 표적 검사군에서는 위험요인을 가진 환자 중 31.8%(2만 3,400명)에게 검사를 제안했으나, 실제 검사를 받은 환자는 6.3%(4,640명)에 불과했으며, 115명이 신규 확진되었다. 전체 신규 확진율을 비교하면, 비표적 검사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환자를 검사하고도 더 많은 감염자를 찾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무작위 검사 방식의 신규 감염자 발견 상대위험도(RR)는 1.34로, 표적 검사 방식보다 34% 더 많은 감염자를 발견했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였다(P=0.02).
그러나 진단 이후 치료로 이어지는 이행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새롭게 C형간염으로 진단된 환자 중 의료기관에 연계된 비율은 비표적군 19.5%, 표적군 24.3%에 그쳤다.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AA)를 시작한 비율은 각각 15.6%와 17.4%였으며, 치료 완료율은 12.3%와 12.2%로 유사했다. 치료 후 12주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SVR12)을 달성한 환자 비율 또한 각각 9.1%와 9.6%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다기관 무작위 임상 시험에서 새로운 HCV(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을 식별하기 위해 비표적 접근법이 표적 선별보다 우수했다"고 결론 내렸다. 동시에 "진단 이후 12주차까지 지속적인 치료로 전환한 환자 수가 크게 감소한 것은 혁신적인 치료 모델의 시급함을 뜻한다"고 지적하며, C형간염 퇴치를 위한 진단 후 관리 체계의 개선이 절실함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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