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2 13:32:19
누워있을 때 혈압보다 기립 후 3분 뒤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증가할 경우 기립성 고혈압으로 진단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노인 고혈압 환자의 기립성 고혈압이 노쇠 진행을 가속화하고 인지기능 및 삶의 질 저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한국의 의료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김광일, 최정연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와 류동열 강원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22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노인 고혈압 환자의 최적 관리 모델을 찾기 위한 'HOWOLD-BP'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행되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발간한 '2023년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60대의 고혈압 유병률은 50%, 70대 이상에서는 60%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고령 인구 증가 속도가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노인 고혈압 환자 수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국내 12개 국립대병원에서 모집한 2065명의 노인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기립성 혈압 변동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의 4.6%가 기립성 고혈압을, 4.1%가 기립성 저혈압 소견을 보였다. 이는 전체의 9%에 해당하는 수치로, 국내 노인 고혈압 인구 수를 고려하면 수십만 명이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기립성 고혈압 환자들에게서 노쇠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기립성 혈압 변동이 정상인 환자군에서는 노쇠 전 단계가 23%, 노쇠가 4% 수준이었던 반면, 기립성 고혈압 환자군에서는 각각 38%와 8%로 크게 상승했다.
또한 기립성 고혈압 환자들은 인지기능 평가에서도 낮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삶의 질 평가에서도 일상활동 유지, 운동능력, 통증, 불편 등의 항목에서 대조군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김광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인 고혈압 환자 중에서도 기립성 혈압 변화와 노쇠, 인지기능 저하 간의 연관성이 깊다는 사실을 밝혔다"며 "향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인 고혈압 환자들에게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혈압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미국심장학회 공식 학술지인 'Hypertension'에 게재되었다. 또한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베를린에서 개최된 '2024 유럽고혈압학회'에서 구연 발표되어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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