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9 15:24:02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 교육인재개발실 윤제연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투어리즘&웰니스학부 정주연 교수
진행성 암 환자의 생존율이 우울증 동반 여부와 환자의 심리적 대처 전략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된다.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은 긍정적 대처 전략이 낮고 우울증이 동반된 진행성 암 환자의 사망 위험이 현저히 높음을 규명하며, 암 치료 과정에서 정신 건강 관리가 필수적임을 시사하였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 교육인재개발실 윤제연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투어리즘&웰니스학부 정주연 교수 연구팀은 전국 12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조기 완화의료 임상시험에 참여한 진행성 고형암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분석을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 긍정적 대처 전략이 낮은 환자군에서 우울증이 동반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년 내 사망 위험이 4.6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HR=4.63, 95% CI: 2.54–8.43, p<0.001). 반면, 긍정적 대처 전략이 높은 환자군에서는 우울증 유무에 따른 사망 위험의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본 연구는 단순한 우울증 유무를 넘어, 환자의 심리적 회복력과 능동적인 대처 전략이 암 환자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밝힌 데 의의가 있다. 연구 대상자는 모두 병기 4기 또는 치료 후 재발한 고위험군으로, 폐암, 간암, 췌장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 환자가 포함되었다. 연구팀은 스마트 건강경영전략 도구(SAT-SF)를 활용하여 환자들의 심리적 회복력을 평가하였는데, 이는 긍정적 재구성, 능동적 문제 해결, 경험 공유 및 관계 중심 행동 등으로 구성된 '긍정적 대처 전략'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는 진행성 고형암 환자군 중 대처 전략이 낮은 경우, 우울증 동반 여부를 보다 면밀히 평가하고 치료적 개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함을 시사한다. 신체 기능 상태 또한 생존율에 영향을 미쳤는데, ECOG-PS 점수가 2점인 환자는 0~1점인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2.33배 높았다. 또한 SAT-SF 점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질병이 진행될수록 긍정적 대처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다.
연구팀은 우울증 자체보다도 환자가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느냐가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말기 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위해 심리적 회복력을 높이는 중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주연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긍정적 대처 전략이 낮고 우울증이 동반된 환자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높다는 점을 처음으로 통계적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으며, 윤제연 서울대병원 교수는 "우울 수준과 대처 전략을 함께 평가하고 개선하는 정신 건강 중재가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교수는 "이번 결과는 과거 조기 완화의료 임상시험 결과를 정신사회적 관점에서 뒷받침하는 실증적 근거이며, 스마트 건강경영전략 기반의 정신 건강 중재 필요성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R&D 사업,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그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Psychiatry'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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