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6 14:55:24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재집권 시 바이든 정부의 주요 정책들을 전면 수정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완전한 폐지는 어려울 수 있으나, 상당 수준의 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22년 통과된 IRA는 기후변화 대응, 세제 개편, 의료서비스 접근성 개선을 주요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특히 의료서비스 접근성 개선 부분에서 의약품 가격 인하 정책이 포함되어 있어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IRA에 따르면, 미국 공공의료보험기관인 CMS(Center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가 제약사와의 협상을 통해 처방의약품 가격을 낮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미국 국민들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였다.
법안은 시중에 복제약이 출시되지 않은 오리지널 약물을 주요 협상 대상으로 삼고 있다. 제약회사가 약가 인하 협상을 거부할 경우, 해당 기업의 의약품은 메디케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의약품 매출액의 최대 90%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받게 된다.
이로 인해 대다수의 기업들은 의약품 가격 인하 협상에 응하거나 복제약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일각에서는 IRA가 오리지널 약물 보유 기업의 에버그리닝(독점권 연장을 위한 공격적 특허 출원) 관행을 간접적으로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기업들의 의약품 가격 인하 협상 부담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의약품 가격의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강제적 가격 인하 대신 완전 경쟁을 통한 약가 인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국내 기업에게 나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IRA 통과 당시에는 복제약의 시장 진입이 용이해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우세했으나, 실제로는 복제약 업체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에도 이른바 '트럼프 2.0' 시대의 제약 정책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미칠 미국 의약품 시장의 향후 판도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한다.
미국 의약품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글로벌 제약 산업의 향방을 좌우하는 핵심 시장으로 여겨진다. 트럼프의 재선으로 인한 정책 변화가 이 거대 시장의 구조를 어떻게 재편할지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은 향후 전개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재선 에 따른 정책 변화가 확실해질 때까지는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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