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17:19:47
새 정부가 의약품 리베이트를 척결해야 할 '3대 부패 비리'로 규정하고 특별 단속을 예고한 지 며칠 만에 첫 기소 사례가 나오면서 제약바이오 및 의료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학병원 의사와 중견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된 이번 사건이 향후 어디까지 파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월 2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중견 제약사 3곳과 해당 직원, 그리고 의료인 등을 약사법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서울 노원경찰서가 수사를 마치고 검찰로 송치했던 사안으로, 제약사 직원들이 '제품 설명회' 등의 명목으로 의사들에게 회식비 등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혈액제제 전문 A사, 진통제 중심 B사를 벌금 300만 원에, 안과 의약품 특화 C사를 벌금 100만 원에 각각 약식기소했다. 제약사 직원 3명도 약사법 위반, 배임증재,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각각 벌금 100만~500만 원에 약식기소되었다. 또한, 여러 대형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D학원 소속 의사 등 직원 6명은 의료법 위반, 배임수재 등 혐의로 벌금 100~200만 원의 구약식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제약사 영업사원으로부터 수백만 원 상당의 회식비 등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2023년 7월 무혐의로 종결되었던 이 혐의는 국가권익위원회의 이의 제기 접수에 따라 서울경찰청 지시로 재수사가 이루어졌다. 검찰은 경찰 수사에 보완을 요청했으며, 사건은 지난 3월 중순 다시 검찰로 재송치되었다.
이번 사건은 새 정부의 반부패 기조 속에서 수사 강도가 어떻게 현실화될지 가늠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오는 10월 31일까지 4개월간 공직 비리, 불공정 비리, 안전 비리를 대상으로 한 '3대 부패 비리 특별단속'을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단속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부패 수사로, 고강도·전방위 단속이 예고된 상황이다.
특히 '불공정 비리' 항목에는 의료계 리베이트가 직접 명시되었다. '계약·거래 유지·납품의 대가로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 또는 수수'한 행위를 중점 단속 대상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쌍벌제 시행 15년이 지났음에도 의료계 리베이트가 여전히 만연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번 단속을 통해 새 정부의 민생 중심의 국정 과제 실현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고,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신고자·제보자에 대한 협박 등 보복 범죄는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 피해자 안전 조치를 통해 보복성 범죄로부터 신고자·제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국가수사본부는 '불법 리베이트 및 공직자 부패 비리 특별단속'을 통해 의료·의약 분야에서 597명을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적발한 바 있다.
이번 첫 기소 사례는 앞으로의 리베이트 수사가 더욱 강도 높게 진행될 것임을 시사하며, 관련 업계의 큰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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