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빅데이터 분석, 정기 검진 효과 시사... 복합 만성질환 관리 중요성 부각
KMI한국의학연구소(이하 KMI)가 실시한 대규모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직장 근로자들의 주요 만성질환 유병률이 전국민 통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기적인 건강검진 참여가 질병 예방과 조기 발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KMI 연구위원회의 김우진 상임연구위원은 최근 열린 '한국헬시에이징학회 2024 추계학술세미나 가을건강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2023년 KMI 건강검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직장근로자 약 94만 명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암 등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률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KMI 검진 데이터의 유병률은 국민건강영양조사 등 전국민 대상 통계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60대의 고혈압 유병률은 KMI 데이터에서 남성 45.5%, 여성 36.68%로 나타난 반면, 국가 통계자료에서는 남성 50.6%, 여성 42.5%로 집계됐다. 이러한 차이는 다른 연령대와 질환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됐다.
김 연구위원은 "정기적으로 근로하는 직장인들이 일반적인 동일 연령대보다 더 건강할 가능성이 있다"며 "꾸준한 정기검진 참여가 질병의 예방과 조기 발견에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복합 만성질환의 실태도 함께 조사했다.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가진 비율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했으며, 65세 이상에서는 남성의 51.4%, 여성의 50.1%가 복합 만성질환자로 확인됐다.
복합 만성질환자들의 주요 특징으로는 비만과 적은 운동량이 꼽혔다. 이들은 만성질환이 없거나 하나만 있는 사람들에 비해 체질량지수 25 이상인 비율이 높고, 주당 운동시간이 150분 미만인 경우가 많았다.
김 연구위원은 "건강한 인구집단의 건강 관리와 질병 진단 관련 요인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빅데이터 구축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복합 만성질환 관리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다만, '건강근로자효과'로 인해 질환 유병률이 과소 추정됐을 가능성도 있어, 추적관찰을 통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