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6 13:30:57
새로운 감염병의 위협이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의 연구진이 다제내성균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새로운 항균 펩타이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약 화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지난 10월 30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건국대학교 KU융합과학기술원 김양미 교수(시스템생명공학과)와 조선대학교 신송엽 교수(의과대) 연구팀은 강력한 항균 활성을 지닌 새로운 항균 펩타이드 HVF18-a3-d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펩타이드는 특히 카바페넴 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와 같은 다제내성균에 의한 감염과 패혈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VF18-a3-d는 혈액 응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트롬빈의 C-말단 펩타이드 서열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펩타이드는 다양한 그람음성균에 대해 강력한 항균 활성을 보이면서도 독성이 낮아 안전한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펩타이드의 독특한 작용 메커니즘은 세균의 외막과 내막을 동시에 공격해 빠르게 파괴한다는 점이다. 또한, 기존 항생제와 달리 내성을 유도할 가능성이 낮아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HVF18-a3-d가 그람음성균의 외막에 포함된 내독소 LPS를 중화시켜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패혈증으로 인한 장기 손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카바페넴 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로 인한 패혈증 동물 모델에서 HVF18-a3-d는 치료제로서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더불어 다제내성균이 형성한 바이오필름을 제거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며, 기존 항생제와 병용 시 상승적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건국대학교 김양미 교수와 조선대학교 신송엽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긴밀한 협력 연구로 진행됐다. 국립보건연구원의 감염병 관리 기술개발 연구 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새로운 감염병의 위기 속에서 효과적인 감염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HVF18-a3-d의 개발은 다제내성균 감염과 패혈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한 실용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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