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4 10:27:05
창고형 약국 문제와 관련하여 기자간담회를 진행 중인 대한약사회 권영희 회장.
국내에 '창고형 약국'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약국이 등장하여 약사 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대형 매장과 유사하게 쇼핑카트를 이용하여 의약품을 대량 구매하는 방식을 표방하는 이 약국은 편리한 이용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체인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운영 방식이 약사의 핵심 역할인 복약지도 기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가격을 주된 유인책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약사 사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권영희 회장이 전면에 나서 즉각적인 문제 제기와 함께 법적·제도적 대응을 천명하였다.
지난 6월 10일 성남 지역에 문을 연 '메가팩토리약국 성남점'은 기존 약국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넓은 공간에 다량의 의약품이 진열되어 있으며, 고객은 쇼핑카트를 이용해 원하는 약을 직접 선택하는 구조이다. 연중무휴 운영과 잘 갖춰진 주차시설, 그리고 저렴한 가격은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약국은 본질적으로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료 서비스 기관이다. 약사의 전문적인 복약지도는 환자의 안전하고 올바른 의약품 사용을 위해 필수적인 덕목이며, 지역 약국은 주민들의 병력 관리를 통한 건강 관리 조언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대형화를 통한 가격 경쟁이 주변 약국의 생존을 위협하고 궁극적으로는 지역 주민의 건강권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해당 약국 측은 약사들이 상근하며 복용 중인 약물 리스트를 통한 병력 관리를 약속하고 있으나, 대형 마트와 같은 환경에서 줄을 서서 복약지도를 받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가격으로 고객을 유인하여 주변 약국을 고사시키는 행위는 과거 '대형 난매 약국'의 사례에서 보았듯, 장기적으로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대한약사회 권영희 회장은 6월 23일 약사현안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권 회장은 "현재 논란 중인 창고형 약국은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보장하려는 입법 목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단호히 지적하며, "대한약사회는 이러한 기형적 운영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입법 활동과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였다.
특히 권 회장은 "의약품의 무분별한 할인 판매는 의약품 유통 질서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며,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나아가 "약사의 전문적인 약물 검토와 중재, 복약지도가 결여된 시스템은 의약품 오남용 및 부작용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하며,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임을 역설하였다. 이번 '창고형 약국'의 등장은 의약품 유통 및 약사 서비스의 본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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