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9 14:13:57
장기 이식을 위한 보존 시스템이 혁신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마침내 대륙 간 장기 이송이 현실화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제45회 국제 심장 및 폐 이식 학회 연례회의(ISHLT 2025)에서는 차세대 기계 관류(machine perfusion) 장치들이 소개되어 의료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기술들은 장기 보존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 일부 장기의 경우 20시간 이상 보존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는 기증된 폐를 보존하는 저체온 산소 공급 기계 관류(Hypothermic Oxygen Persufflation, HOPE) 시스템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의과대학의 지테 제네켄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HOPE 시스템이 기존의 체외 폐 관류(Ex Vivo Lung Perfusion, EVLP) 시스템과 비교하여 폐 이식 거부 반응이나 이식 후 예후에 차이가 없으면서도, 장기 보존 시간을 최대 20시간까지 연장시키는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이는 기존 EVLP 시스템에서 폐를 평가하고 다시 얼음 위에 보관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12℃의 저온에서 폐를 보존함으로써 가능해졌습니다. 제네켄스 교수는 "HOPE는 폐의 관류 시간을 크게 늘리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한 효과적인 장기 보존 및 이송 방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심장 이식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호주 세인트 빈센트 의과대학의 에밀리 그랜저 교수 연구팀은 이송 중 혈액 유사 용액을 기증된 심장에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 차세대 기계 관류 시스템을 개발하여 실제 이식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이 방식을 통해 196건의 심장 이식을 시행한 결과, 기존의 휴대용 쿨러를 이용한 보존 방식에 비해 이식 결과에 차이가 없으면서도 심장 기능 보존 시간을 최대 10시간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랜저 교수는 "새로운 기계 관류 기술은 심장 보존 시간을 연장시키는 유일한 효과를 보였으며, 이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안전하게 심장을 이송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대륙 간 이송 시대의 개막을 시사했습니다.
이처럼 진화하는 장기 이송 시스템은 기증자와 수혜자 간의 거리 제약을 극복하고 더 많은 이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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