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2 11:35:29
주위 사람에게 물었다. “인간은 몇 세까지 달리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하고 말이다. 대부분 답변은 “70대까지는 달릴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과연 100세 이상 살면서 100세까지 달리기는 가능할까? 100세 이상 사람 중 42.195km 이상 달린 사람이 있을까? 그보다 10km라도 달린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다소 희망적인 질문이 더 빠를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100세 이상 사람 중 42.195km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1911년 출생으로 인도계 영국인인 파우자 싱(Fauja Singh)이다.
파우자 싱이 처음부터 잘 달렸던 건 아니다. 오히려 다섯 살까지 허약했다고 한다. 다리가 가늘고 약해서 심지어 잘 걷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에 달리기를 시작했고, 젊은 시절 아마추어 달리기 선수로까지 활동했다.
젊은 시절 이후 달리기는 하지 않고 지내다가 가족과 사별에 충격을 잊고자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기는 다시 시작한 나이가 89세였다. 이후 2000년 런던 마라톤에 출전했고, 93세인 2004년 6시간 54분에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했다. 90세 이상 세계 최고 기록이었다.
90세를 넘어 100세까지 대단한 기록이 이어진다. 100세 나이에 캐나다 토론토 달리기 대회에서 참가했다. 100m, 200m, 400m, 800m, 1,500m, 3,000m, 5,000m 종목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달릴 때마다 신기록이다. 100세 나이에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까지 시도한 사람이 없었기에 당연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은 기록이다.
그는 2011년 10월 16일, 캐나다 토론토 워터프론트 마라톤 대회에서 100세 최초로 42.195km 마라톤을 완주했다.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경이롭다. 공식 기록은 8시간 25분 17초였다. 102세인 2013년 2월, 홍콩 마라톤에서 10km 달리기를 완주하며 은퇴했다. 이후로도 8km 달리기를 즐겼다고 한다.
파우자 싱은 인간의 100세 달리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위인이다. 5살까지 잘 걷지 못할 정도였고, 타고난 신체 조건이 아님에도 89세에 다시 달렸다. 그리고 100세에 42.195km풀 마라톤을 완주했고, 102세에 은퇴를 선언했다. 질병이나 신체적 문제가 아닌 자신의 선택으로 달리기를 멈췄다는 대목이 중요하다.
한 인터뷰에서 장수와 체력이 술, 담배를 끊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한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녹색 채소, 생강, 카레를 즐겨 먹고, 차를 즐겨 마셨다. 또한 잠자리에 일찍 들었고, 신앙심도 깊고, 삶을 긍정적인 자세로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수하는 사람이 흔히 갖는 좋은 생활습관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 달리기만 매일 한다고 해서 100세까지 달릴 수 없다. 파우자 싱은 건강관리를 위해 필요한 적절한 식습관, 수면, 신체활동 및 스트레스 관리 등을 꾸준히 실천했다. 좋은 생활습관이 장수로 가는 정공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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