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8 11:19:40
프랑스인 잔 루이스 칼망(Jeanne Louise Calment)은 1875년 2월 21일부터 1997년 8월 4일까지 무려 122세를 살았다. 당시 프랑스 여성 평균 수명은 45세였다. 잔 칼망은 공식적으로 입증된 기록상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분으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올랐다. 100세를 훌쩍 넘어 건강하게 오래 살아 더 화제였다.
보통 장수한 사람은 건강한 습관이 눈에 띈다. 물론 잔 칼망 역시 건강한 습관도 있지만 건강에 다소 해로운 습관이 있어 주목받는다. 잔 칼망은 112세부터 흡연했다. 21세부터 담배를 피웠다는 기록도 있다. 생전에 잔 칼망의 장수 비결을 연구했던 장 마리 로빈 박사(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에 의하면 젊은 시절 담배를 접했던 건 사실이지만 건강에 좋지 않아 끊었다고 한다. 112세에 심폐 기능이 약할 나이인데 담배를 피웠다는 사실에 놀랍다. 하지만 잔 칼망은 무려 10년 뒤인 122세까지 살았다.
잔 칼망은 디저트로 맵고 짠 음식을 즐겼다. 튀긴 음식도 즐겼다고 하니 상식적으로 나쁜 음식이 건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건강은 어느 하나 습관이 좋거나 나쁘다고 바로 문제가 되진 않기 때문이다.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 모두 누적되고 쌓여서 어느 순간 발현된다.
매일 아침은 커피 1~2잔을 마시고, 일주일에 초콜릿을 1kg 정도 먹었다. 고기도 즐기고, 매일 와인도 한 잔 마셨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살았던 잔 칼망은 나쁜 습관만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식습관 중 장수 습관으로 입증된 단식을 했다. 저녁에 단식했고, 아침은 커피 1~2만 마셨다. 단식은 고혈압, 대사증후군, 비만 개선 효과가 있다. 수명 연장에도 도움이 된다. 간헐적 단식은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하는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다.
단식은 몸에서 자가포식(autophagy) 촉매 역할을 한다. 자가포식은 세포가 불필요한 세포 구성 성분을 스스로 파괴하는 과정을 말한다. 세포는 영양소가 결핍될 때 불필요하거나 노화된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하고 아미노산을 만들어 건강한 세포를 촉진하며 청소한다. 한 마디로 자가포식은 세포 회복으로 장수 요인이 된다. 무엇을 먹는지도 중요하지만, 언제 어떻게 먹는지도 중요한 이유이다.
장 마리 로빈 박사는 잔 칼망의 건강 습관을 연구하고 장수 비결을 꼽았다. 첫째, 잔 칼망은 경제적으로 부유했다. 부르주아 가문에서 부잣집 딸로 태어나 요리, 예술, 무용 등 개인 수업을 받았다. 두 번째,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활발한 사교 모임을 했다. 사회적 연결, 즉 사람들과 교류를 장수 습관 중 하나로 꼽힌다.
85세에 펜싱을 시작하고, 110세까지 자전거를 탔다. 평소 활달하고 신체적으로도 건강했다는 대목이다. 타고난 체력도 있겠지만 새로운 스포츠를 85세에 시작하는 의지와 110세까지 자전거를 타며 신체 건강을 유지했다.
종합하면 잔 칼망은 타고난 장수 유전자와 체력, 경제적 부유함, 사교적인 활동, 신체활동, 단식 등의 생활습관을 바탕으로 122세 삶을 살았다. 역사 속 인물인 네덜란드 후기 인상파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를 만난 일화를 가진 잔 칼망. 아마도 122세 최장수 장수 기록은 언젠가 깨질지 모르지만, 오랫동안 회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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